상식노트/피부상식노트

건선 vs 아토피, 비슷한 듯 다른 두 질환의 명확한 차이

야무찡 2025. 5. 22. 02:46

1. 피부염의 대표 질환, 건선과 아토피의 기본 개념부터 구분하자

피부에 반복적으로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이 생긴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아토피 피부염으로 단정짓지만, 실제로는 건선(Psoriasis)일 가능성도 있다. 두 질환 모두 만성적인 피부염을 유발하고 증상이 유사하게 보일 수 있어 일반인 입장에서는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치료 접근법, 유발 원인, 피부 반응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이해가 필수적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전적 소인과 면역계 이상, 피부 장벽의 취약성으로 인해 발생하며, 소아기부터 시작되어 가려움이 매우 심하고, 건조한 피부와 습진 형태의 병변이 특징이다. 반면 건선피부 세포의 과도한 증식으로 인해 두꺼운 은백색 인설(각질층)이 생기며, 자가면역 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아토피는 “피부가 약해서 생기는 질환”이라면, 건선은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동해 생기는 질환”이다.

건선 vs 아토피, 비슷한 듯 다른 두 질환의 명확한 차이

2. 증상 위치와 피부 병변의 형태로 보는 차이점

병변의 모양과 발생 부위는 건선과 아토피를 감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힌트가 된다. 아토피 피부염눈 주위, 목, 팔꿈치 안쪽, 무릎 뒤 등 접히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며, 건조하고 붉은 반점, 수포, 진물, 심한 가려움이 동반된다. 특히 아토피는 긁는 행동으로 인해 피부가 두꺼워지고 색소침착이 생기는 것이 흔하다.

반면, 건선팔꿈치 바깥쪽, 무릎, 두피, 엉덩이 등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부위에 잘 생기며, 병변은 붉고 두꺼운 판상(斑狀) 병변 위에 하얀 인설(각질)이 덮인 형태를 보인다. 건선의 각질은 잘 떨어지고, 제거 시 점상 출혈(Auspitz sign)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건선은 가려움보다는 미용적 스트레스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손발톱이나 관절 침범이 동반될 수 있다.

 

3. 아토피 vs 건선, 발생 원인과 면역 기전의 결정적 차이

아토피와 건선은 모두 면역계의 이상에서 비롯되지만, 그 면역 기전과 염증 경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토피 피부염Th2 면역 반응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해 IgE 증가, 히스타민 방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주요 병리기전이며, 이는 알레르기 질환(비염, 천식)과 연관이 깊다.

반면 건선Th1/Th17 면역 축이 과활성화되며, 그로 인해 인터루킨-17, 인터루킨-23 등의 염증 물질이 증가하여 각질세포의 증식과 염증 유발이 이어진다. 이런 면역 기전의 차이로 인해 사용되는 약물도 다르다. 아토피에는 스테로이드, 보습제, 항히스타민제, 최근엔 듀피젠트(Dupilumab) 같은 생물학제제가 사용되고, 건선에는 광선치료, 면역억제제(Cyclosporin, Methotrexate), 생물학적 제제(IL-17/IL-23 억제제) 등이 주로 처방된다.

 

4. 관리와 예후, 생활 습관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

두 질환 모두 만성 질환으로, 완치보다는 조절과 관리가 중심이 되는 점은 같다. 하지만 생활 습관에서의 주의점에는 차이가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무엇보다 피부 장벽 보호가 핵심이다. 따라서 약산성 클렌저, 보습제, 자극 회피, 알레르기 유발 식품 제한(우유, 밀, 계란 등)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건조한 환경도 아토피 악화를 유발한다.

건선은 피부 자극보다는 면역계 안정화와 염증 조절에 방점이 찍힌다. 흡연과 음주, 비만, 스트레스는 건선 악화를 일으키며, 비타민 D 보충, 오메가3 섭취, 햇빛 노출 조절(자외선 치료) 등이 도움이 된다. 또한 건선은 관절염 동반 가능성이 있어, 정형외과 및 류마티스 진료도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아토피는 ‘피부 장벽’, 건선은 ‘면역 염증 축’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 완전히 다른 두 질환이다.